'월세 1억' PB센터장들 "내년에도 성장株 유망"

입력 2023-11-26 18:02   수정 2023-11-27 00:38

“증권회사가 참 빠르네요. 부동산중개업소 다음으로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반포동 레미안원베일리 아파트 단지 앞 상가에서 만난 김모씨(45)는 “상가 식당도 아직 오픈하지 못한 곳이 부지기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강남 최고 요지의 신축 아파트인 원베일리는 지난 8월 말 입주가 시작됐다. 듬성듬성 비어 있는 상가와 말끔히 단장을 마친 증권사 PB센터들이 묘하게 대조를 이뤘다.

1만 부자 고객 잡아라…PB센터 경쟁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이 반포 원베일리 상가에 잇달아 지점을 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5층에, 삼성증권은 2층에 입점했다. 원하는 층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미래에셋증권은 1층과 4층 두 군데로 나눠 자리를 잡았다. KB증권은 내년 입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런 대형 지점이 내는 월세는 1억원 안팎에 달한다. 비슷한 공간의 다른 강남 지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비싸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원베일리에 들어온 것은 고액 자산가들 때문이다. 원베일리는 3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데 주변에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 고급 아파트가 즐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만 가구가 넘는 부자 고객을 커버할 수 있는 지점”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도 발품 팔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간 경쟁은 벌써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투자, 세무, 부동산 관련 무료 세미나를 열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최종구 삼성증권 반포WM지점장은 “최근 연 첫 번째 투자 세미나에는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좌석이 모자랐다”며 “고액 자산가에 특화한 정보에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고 평가했다. 스타 PB인 윤향미 GWM반포센터장을 투입한 유안타증권은 센터가 기획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 대주주와 최고경영자(CEO) 등을 겨냥한 ‘기업 오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 채권·성장주 분산투자해야”
현장에서 만난 PB센터장들은 이구동성으로 “고액 자산가 다수가 여전히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원했다”고 전했다. 추천 상품은 센터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채권 투자는 대부분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금리가 인하되면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2025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전까지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윤향미 센터장은 “발행금리 연 4%대의 국채는 이자수익, 매매차익 등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론 연 7~8%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성장주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이혜정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장은 “내년 금리 하락과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성장주, 반도체, 헬스케어가 수혜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성우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센터장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고 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빅테크 주식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융자산의 30%는 미국 또는 한국 국채, 30%는 해외 주식, 나머지 40%는 신흥국과 국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했다.

PB센터장들은 원베일리가 다른 부촌과 다른 특징으로 “영리치(젊은 부자)가 많다”며 “투자 성향도 전통 부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정 센터장은 “고객 중 30대 영리치가 많아 좀 놀랐다”며 “이들은 비상장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도 적극적으로 투자 대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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